아오노군에게 닿고 싶으니까 죽고싶어.
아오노군 어머니 사진들을 트위터에서 보고 사서 읽어보았다. 완결까지 다 발행된 줄 알았는데 1권 남았더라. 오컬트랑 심리묘사랑 같이 있는 게 신선했다. 주인공 성격이 맹하면서도 은근히 당당해서 매력있다. 아오노군의 과거를 회상 곁들여서 설득력있게 묘사해서 몰입이 잘 되었다. 아오노군 어릴 때 회상 장면 보면서 예전에 읽은 A Child called it 이 생각났다. 그냥 한 명 일방적으로 패는 거 말고도 아이 두 명 두고 심리전 벌이는 학대 유형도 꽤 있구나 싶었다.
배경에 대한 세부 묘사가 꽤 허술하다. 마을에 신이 깃들려 있다던가 학교 전체가 유령이야기를 믿는다던가, 판타지니까 어쩔 수 없지만 설득력이 좀 부족하다 느껴짐. 이렇게 배경의 설득력은 배제하고 주인공 반경의 심리 세부 묘사에 힘 쓰는 게.... 어디서 본 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난다. 난 아오노군 엄마 보고 읽기 시작한거라 오컬트 부분은 신선하긴 했어도 별로 재미없었다. 그리고 작가가 그림을 '잘' 그리진 않는데 표정묘사랑 인상적인 컷 그리는 걸 잘한다.
격기3반.
최근 본 웹툰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 중 하나이다.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내가 더 감탄한 건 역시 그림이었다. 기본기에 충실하면서 이렇게 만화적으로 잘 그리는 작가는 둥글래차 이후로 처음이다. 이 정도 수준이면 네이버 웹툰에서만 연재하는 것도 짜증날 듯. '내 미친 만화를 빨리 전 세계에 보급해야한다!!' 란 충동에 사로잡힐듯; 후반으로 갈수록 좀 날림으로 그리는 경향이 있긴한데, 이 작가의 기본 역량이 역량인지라 그래도 보기 좋다.
개그랑 진지함을 섞는 완급조절이 예술이다. 개그코드도 나랑 잘 맞음. 캐릭터도 매력적이다. 꽤 철학적이다. 은근히 클리셰를 비튼다. 질뿍이 귀엽다.
칭찬밖에 안 나오네...
유일한 단점은 휴재가 길다는 것 같다. 굴다리 파트가 끝나긴 했는데 작가가 처음부터 끝가지 주도권을 가지고 끝냈단 느낌이 안 든다. 만화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꽤 깊게 하고 부담을 많이 느끼는 편이라고 추측한다. 그러니까 아직까지 휴재를 하지. 여기까지 벌려놨는데 본인도 어떻게 더 펼칠 지 고민하고 있는듯. 스케일이 너무 커지긴했다.
C.S 루이스의 말마따마 독자는 작품 자체만 보고 작가에 대한 억측은 자제해야할지도 모르겠다...
하지만 저렇게 휴재를 떄리면 신경쓸 수 밖에 없잖아?? 2024년부터 지금까지라고, 장난하나.
